2021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2022년 새해를 맞이한지가 얼마 안된 거 같은데 벌써 2022년은 하루밖에 안남았다. 2022년 1년동안 재택근무를 해서인지 너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재택근무 특성상 눈앞에 펼처지는 풍경이 크게 바뀌지 않으니 오늘이 어제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 삶이 이어져서 그럴 것이다. 2021년은 원하는 바를 이루는 해였다면 2022년은 잃는게 많은 해였다.
1. 교통 사고 bye 아반떼
2022년 한해 중 가장 큰 이벤트를 꼽자면 바로 교통 사고이다.
2022년 8월 23일 갑작스럽게 집에서 가져온 이케아 나무 의자가 너무 불편하다고 느껴 의자를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었다. 시디즈 의자를 하나 더 살까 싶었지만 30만원대라는 큰 금액을 또 지르기란 좀 아까웠으며 내년에도 회사에서 허먼밀러 구매 찬스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조금 저렴한 것으로 찾아보았었다. 그래서 고른게 이케아 플린탄 의자.
https://lucidmaj7.tistory.com/367
그날 나는 2시간 연차를 사용하여 이케아 기흥점으로 갔었고 의자를 사고나니 6시쯤? 애매한 퇴근시간이 되어 저녁까지 먹고 더 애매한 시간 6시 반쯤에 집으로 다시 출발하였다.
출발하기전 나는 이케아 주차장에서 차를 한바퀴 꼼꼼히 살펴보며 타이어가 갈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또 돈들어 갈일만 남았구나~ 하고 이케아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교통이 복잡하기로 유명한 용인시이기 때문에 돈을 써서라도 고속도로로 우회하는게 낫겟다~ 싶었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로 많이 밀리고는 있었지만.. 이상하게 갓길 가변차로는 밀리지 않았다. 우리는 기흥IC에서 나와 수원신갈IC로 들어오는 아주 짧은 구간을 고속도로를 탔다. 수원신갈IC가 약 1키로 남은지점에 갑자기 가변차로도 막히기 시작해 비상등을 켜서 정체를 알리면서 차를 정차하였다.
이상하게 우리 차 뒤에는 간격이 매우 벌어져 있어 저 멀리서 오고 있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뒷차도 속도를 줄이며 멈추는게 맞는데.. 이차는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박아버렸다.
설마하는 순간 박아버렸는데 우리차는 정차 중이어서 꽤 큰 충격으로 받혓다.
3년반밖에 안탄 6.7만키로탄 아반떼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게되었다. 수리비 견적이 1200이나 나오는 수준이라 이렇게 고친다면 차를 새로 만드는 수준이라 그냥 폐차를 하기로 결정했다. 온전히 중고차 가격도 못받고 전손처리를 하게되어 그냥 손해다. 더군다나 새차를 산다 하더라도 출고기간이 엄청 길기때문에 차를 새로 구입하는 것도 힘들다. 덕분에 다시 뚜벅이의 삶으로 돌아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YYbWdME625U
어떻게 보면 더 이상 감가를 맞지 않고 돈으로 어느정도 보상을 받아서 다행인걸까? 차는 단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를 가지는 것 같다. 많은 기회비용과 시간을 세이브해주는데 더 가치가 있다.. 암튼 고정지출꺼리 하나가 줄어들어버렸다.
2. 새로운 커리어
얼떨결에 Windows Application, Windows 시스템 프로그래밍 분야로 발을 들여 전혀 트랜디하지 않고 유행도 한참지난 분야에서 근근히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그 희소가치가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게 아닌가 감사할 따름이다.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분야를 한다는 점이 많이 외롭고 불안하기는 했지만 이것 또한 사실 무리본능에서 오는 두려움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길을 잘 가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고 언젠가는 상위 포식자가 된다하니 이러한 상황이라도 존버는 의미가 있다.
커리어의 도메인을 크게 바꾸는건 큰 리스크이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나 또한 남들이 굳이 하지 않으려하는 Windows쪽 분야에서 벋어나고자 여러가지 많은 도메인을 건드려 보았다. Front-End와 iOS 앱개발 쪽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 말고도 이쪽 분야는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굳이 내가 거기 끼어들틈은 없었다. 나는 묵묵히 그냥 내 길을 가야할 뿐이 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iOS쪽이다. 평소 iOS앱개발을 해보고 싶어 개발자 플랜도 3년째 유지 중이며 언젠가는 앱개발로 한가닥 해보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는데 나에게 그 일을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다. 물론 앱개발은 아니고 iOS보안 쪽이다. 거의 말이 iOS지 iOS플랫폼에서 굴러가는 보안 방어 기술 쪽이다. 어차피 심심하던 찰나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Windows보안이나 iOS보안이나 깊게 들어가면 그냥 컴퓨터 보안이다. 어쩌면 그 동안 또 우연치 않게 준비가된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학교 다닐때에는 보안 동아리 활동으로 주워들은게 많았으며, 전에 회사에서 일할때도 Windows 악성코드분석을 옆에서 구경했었다. 또 iOS 개발환경은 혼자 iOS앱개발 프로젝트를 하면서 전문적이진 않지만 나름 익숙한 상태였다. macOS 또한 거의 개인적으로는 메인으로 사용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이런 느낌은 과거 Windows 보안 솔루션 프로젝트가 나에게 갑자기 주어졌을때와 비슷하다. 나는 그 당시 전혀 Windows 개발 쪽으로 하고싶지도 않았고 할 생각 도 없었지만 군대있을 때 Windows API, 시스템 프로그래밍등을 공부해놓은게 이미 준비가 된 상태였었다..너무나 문제없이 프로젝트를 인계받고 지금까지 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나는 iOS 보안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딛게 되었다. 물론 어려움이 없는건 아니다. 리버싱도 굳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충 어떤식으로 리버싱을 하는지는 알지만 직접 해본 경험은 적다. iOS앱개발 환경도 전문적으로 협업해서 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낯선 부분이 좀 있다. iOS OS의 시스템적인 부분도 깊게 공부해본 적이 없어 조금 자료조사와 공부를 약간 했다.
어떤 이슈와 어떤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해온 짬밥으로 헤처 나갈 수 있지 않을 까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또 존버를 해보려한다.(물론.. 윈도우도 하고 iOS도 같이 하는겁니다?..) (이렇게 탈보안은 실패하나?..)(탈보안이 꿈이었는데?)
3. 영끌의 눈앞에서 브레이크.
2020~2021년 엄청난 집값 상승을 눈앞에서 경험하면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준비된 것 없었으며 모아둔 돈도 그리 많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게 초봉 2600으로 시작한 5~6년차 월급쟁이가 모아봤자 얼마나 모았겠는가? 그저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제는 마지막이다.", "평생 집 못산다"라는 말을 들으며 손을 놓고 있었다.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미리 자산상승열차에 몸을 담구고 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저금리에 풀린 돈들은 집값을 끝없이 상승시킬 것 같아 두려웠다. FOMO에 사로잡혀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다.
22년 4월경 FOMO에 못이겨 나도 집을 사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아파트 들을 둘러보았다. 내가 가진 돈으로 그래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수원에 있는 아파트 정도 였다. 당시 몇 군데 굴러 봤는데 대략 24평 구축 아파트가 4.2~4.6까지 4억대 중 후반으로 호가를 부르고 있었다. 나름 무리를 했다면 살 수 있는 집들이었다. 하지만 하필 그때 회사가 분사가 된 시점이라 대출길이 좀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눈앞에 4억대 아파트를 놓지나.. 아쉬워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왜 그동안 사지 않아놓고 지금 사려하는가?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전세만료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으며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도 될 상황이었다. 당장 결혼을 할게 아니라 집이 필요하지도 않다. 나의 생애주기와 전혀 맞지 않은 자산 매수인 것이다. 또 남들 다 먹을 때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따라 들어가는 패턴은 주식에서 많이 당해본 패턴이다. 나는 다시한번 생각했다. 어차피 못사고 기다린거 이번 버스는 보내자. 다음 차를 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그 이후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그때 보았던 수원의 아파트는 급락을 거듭하더니 지금 2.8억대까지 내려왔다. 이정도면 그냥 대출없이 무혈입성이 가능하다. 그말은 좀 더 상급지로 갈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굳이 수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이제 다시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그때 FOMO에 못이겨 샀더라면 내 원금은 이미 없어졌고 빚만 남았을 것이다. 사람일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4. 주식 박살
21년 초 삼성전자 +55%를 매도하지 않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결과 아주 결과가 처참해 글로 적기 힘들 지경이다. 전체 계좌는 -20%정도로 코스피 빠진만큼 비슷하게 내 계좌도 내려앉아있다. 하지만 절대 손실 금액으로 보면 아반떼 한대도 안되는 가격이다. 만약 집을 샀더라면 억단위로 손실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주식에서 까인 돈은.. 집 매수할때 그만큼 깎아서 들어가면.. 세이브될 것이다 라는 기적의 논리를 펼처본다. 나에게는 next step이 정해져 있기에 더 이상 주식 매수가 불가능하다. 나는 올해 3월부터 주식계좌에 돈을 붓지 않고 next step을 위해 예금으로 돈을 모았다. 물론 지금은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다들 외치지만 개인의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형들 말이 무슨뜻인지 충분히 알았어)
5. 올해의 잘산 물건
물욕이 많지만 올해도 별로 새로 크게 구입한 물건은 별로 없다. 하지만 올해 구입한 물건 중 잘 산 물건을 꼽자면 DELL U2723qe모니터일 것이다. 나름 DELL의 고급형 라인인 U시리즈 이며 4k를 지원하는 모니터이다. DELL공홈에서 130만원 정도의 정가로 팔리고 있으나 지난 5월 잠깐 할인 이벤트 때 잘 잡아 66만원에 구매하여 개꿀이다.
https://lucidmaj7.tistory.com/347
그 다음으로 꼽자면 필립스 1200시리즈 커피머신이다. 평소에도 커피를 매우 좋아하여 치보 캡슐 커피를 먹고 있었으나 비싸고 맛도 그닥 없는 커피를 먹으며 재미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대전집에는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만족감을 잘 알고 있었다. 카페와 유사한 퀄리티의 커피를 내맘대로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 재택근무로 장시간 집에 있으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회사라면 회사에는 커피머신이 있기 때문에 그걸 먹으면 됬지만.. 집에서는 둘 중 하나다. 맛없는 캡슐커피를 먹던가, 비싼 카페 커피를 사먹던가.
그러던 중 쿠팡에서 할인하고있는 필립스 1200 커피머신을 보고 30만원에 지르게 되었다. 결과는 대만족스럽다. 매일매일 거의 공짜수준의 커피를 뽑아먹고있으며 구입한지 2달정도 지났는데 이미 본전을 뽑고 남은거같은 느낌이다. 내가 산뒤로 쿠팡에서는 더 할인을해 26만원 수준에 살수 있게 된 점은 함정이다.
2022년에는 크고 안좋은 일들이 많았지만..2023에는 그 만큼 좋은일이 가득하기를 기대해본다.
안좋은 일이 일어날때는 좋은일이 일어나게 하기 위한 에너지를 모으는 때라고 하더라.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후기 (1) | 2024.01.01 |
---|---|
이응노 미술관 둘러보기 (0) | 2022.03.14 |
2021년 후기 (0) | 2021.12.30 |
오랜만에 출근.. (0) | 2021.09.08 |
컴덕후의 미니멀라이프 실천 시도 (0) | 2021.07.30 |
댓글